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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를 하다 보면 새벽 시간대 취한 손님을 태우는 일이 흔합니다. 얼마 전에는 목적지에 도착했는데도 깨어나지 않는 여성 손님 때문에 진땀을 뺀 적이 있습니다. 특히 여성 손님을 응대할 때는 지켜야 할 원칙이 있어서 더 조심스러웠는데, 비슷한 상황을 겪으실 동료 기사님들, 그리고 이런 상황이 걱정되는 손님들께 도움이 될까 싶어 그날의 대처 과정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하단오거리에서 모라동까지, 30분간 잠든 손님


하단오거리에서 태운 여성 손님은 목적지인 모라동으로 향하는 내내 깊이 잠들어 있었습니다. 약 30분간 운행하는 동안 몇 번이고 말을 걸어봤지만 전혀 반응이 없었습니다. 신호에 걸릴 때마다 백미러로 상태를 살폈지만, 편안하게 잠든 모습이라 크게 걱정되지는 않았습니다. 목적지에 도착해서도 상황은 마찬가지였습니다. 이런 경우가 아예 없는 건 아니지만, 도착 후에도 전혀 반응이 없으신 건 흔치 않은 상황이었습니다.

 

 

몸에 손댈 수 없어 난감했던 순간


가장 곤란했던 부분은 여성 손님의 몸에 함부로 손을 대서는 안 된다는 원칙이었습니다. 택시기사 교육 과정에서 여성 손님을 깨울 때는 신체 접촉을 하지 말라고 배웠기 때문에, 말로만 계속 깨우려 했지만 좀처럼 일어나지 않으셨습니다. 자칫 몸을 흔들어 깨웠다가 성추행범으로 누명을 쓸 수도 있어, 원칙을 지킬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 원칙은 손님을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기사인 저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기도 합니다. 아무리 다급해도 이 부분만큼은 예외를 두지 않는 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매뉴얼대로 112 신고


말로 아무리 불러도 깨어나지 않으시자, 배운 대로 112에 신고했습니다. 건강에 이상이 있는 건 아닌지 걱정도 됐고, 손님도 저도 더는 방법이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신고할지 말지 잠깐 망설이기도 했지만, 시간이 지체될수록 오히려 서로 곤란해질 수 있다는 생각에 결국 전화를 걸었습니다. 신고를 마친 뒤 저는 일부러 차문을 열었다 닫았다 하며 소리를 냈는데, 다행히 그 소리에 손님이 놀라서 깨어나셨습니다. 경찰이 도착하기 전 몇 분 사이에 벌어진 일이라, 다행히 큰 소동 없이 마무리될 수 있었습니다. 깨어난 손님도 상황을 파악하고는 죄송하다며 서둘러 내리셨습니다. 큰 불편 없이 상황이 정리돼서 저도 마음이 놓였습니다.

 

 

새벽 취객 손님을 태울 때 주의점


이 일을 겪은 뒤로 새벽 시간대 취한 손님을 태울 때는 몇 가지를 더 신경 쓰게 됐습니다. 승차하실 때 목적지를 정확히 말씀하시는지 한 번 더 확인하고, 대화가 어려울 정도로 취하신 상태라면 운행 중간중간 백미러로 상태를 계속 살핍니다. 목적지에 도착해서 반응이 없으실 경우를 대비해, 안전하게 깨울 수 있는 방법을 미리 생각해 두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무엇보다 이런 상황이 낯설고 당황스러울 수 있지만, 원칙대로만 대응하면 큰 문제로 번지지 않는다는 걸 이번 경험으로 배웠습니다.

 

 

비슷한 상황을 겪는 기사님들께


이런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건 원칙을 지키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답답해도 여성 손님의 몸에 함부로 손대지 않는 것이 저와 손님 모두를 보호하는 길입니다. 말로 깨워도 반응이 없다면 주저 말고 112에 신고하시길 권해드립니다. 신고 자체가 부담스러울 수 있지만, 이는 손님의 안전을 확인하기 위한 정당한 절차이자 매뉴얼이 정한 방법입니다. 저도 그날 신고하고 나서야 마음이 놓였습니다. 혹시 차 문을 열었다 닫는 소리나 클랙슨처럼 자연스러운 소음으로 깨울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신체 접촉 없이도 시도해 볼 만합니다. 다만 그마저도 반응이 없다면 지체하지 마시고 신고부터 하시는 게 맞습니다. 매뉴얼이 있다고 해서 실제 상황에서 당황하지 않는 건 아니지만, 원칙을 미리 알고 있으면 훨씬 침착하게 대처할 수 있다는 걸 이번 일로 배웠습니다. 혹시 비슷한 상황을 겪으신 기사님들이 있다면, 어떻게 대처하셨는지 댓글로 경험을 나눠주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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