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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새벽 5시경 있었던 일입니다. 만취한 손님을 태우고 운행하던 중, 평소 제가 즐겨 듣던 라디오 채널 때문에 실랑이가 벌어졌습니다. 사소하게 시작된 일이 요금을 두고 다투는 상황까지 번졌는데, 지금 생각해도 제가 어디서부터 잘못한 건지 잘 모르겠습니다. 제가 잘못한 걸까요, 아니면 손님이 무리한 걸까요. 있었던 그대로 적어볼 테니 여러분이 판단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CBS를 듣고 있었을 뿐인데


새벽 시간대라 저는 평소처럼 CBS 기독교방송을 틀어놓고 운행하고 있었습니다. 특별히 신경 쓰이는 방송도 아니고, 그저 새벽 손님들과 조용히 이동하는 시간에 늘 듣던 채널이었습니다. 특정 종교색을 강요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었고, 그저 새벽 시간 잔잔하게 듣기 좋아서 습관처럼 틀어두는 채널이었습니다. 그런데 태우고 얼마 지나지 않아 손님이 이 채널이 못마땅하다며 꺼달라고 요청했습니다. 본인은 타 종교를 믿기 때문에 도저히 못 듣겠다는 이유였습니다. 이유를 들어보니 충분히 그럴 수 있겠다 싶어, 저는 별다른 고민 없이 그 즉시 라디오를 껐습니다.

 

 

그런데도 화를 내며 하차를 요구


문제는 그다음이었습니다. 라디오를 껐음에도 손님은 화를 가라앉히지 못하고 목적지에 도착하기 전 중간에 내리겠다고 했습니다. 여기까지는 그럴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만취하신 상태였고, 뭔가 그날따라 기분이 안 좋으셨을 수도 있으니까요. 그런데 더 황당한 건 그다음이었습니다. 목적지까지 가지 않았으니 요금을 낼 수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미 상당한 거리를 이동한 상태였는데, 이 부분에서 저와 손님 사이에 실랑이가 벌어졌습니다.

 

 

경찰을 부르겠다고 하고 나서야


몇 차례 실랑이가 이어졌지만, 미터기에 찍힌 요금을 내지 않고 내리시겠다는 건 받아들일 수 없었습니다. 저도 이 일이 생계인데, 정당하게 이동한 거리에 대한 요금을 받지 못한다면 앞으로도 비슷한 일이 반복될 게 뻔했습니다. 결국 경찰을 부르겠다고 단호하게 말씀드리자, 그제야 손님은 요금을 내고 하차하셨습니다. 만취 상태였던 만큼 평소라면 하지 않으셨을 행동이었을지도 모르지만, 그 순간만큼은 저도 물러설 수 없었습니다. 다행히 큰 몸싸움이나 더 심한 다툼으로 번지지 않고 마무리되어 그나마 안심이었습니다.

 

 

택시 요금, 원칙은 명확합니다


혹시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 중에 "그냥 좋게 좋게 보내드리지 그러셨어요"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택시 요금은 미터기에 찍힌 그대로 받는 것이 원칙이고, 중간에 내리셨다고 해서 요금이 면제되는 것은 아닙니다. 손님의 사정으로 중간 하차를 하시더라도, 그 지점까지 이동한 거리에 대한 요금은 당연히 지불하셔야 합니다. 이 원칙을 지키지 않으면 저 같은 개별 기사뿐 아니라 전체 택시업계의 신뢰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합니다.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신가요


요청하자마자 바로 라디오를 껐고, 미터기 요금 그대로 정당하게 받은 것뿐인데도 이 상황이 계속 마음에 남습니다. 손님 입장에서는 원치 않는 방송을 듣게 된 게 불쾌하셨을 수도 있지만, 그렇다고 요금을 안 내겠다는 건 다른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매일 다양한 손님을 태우다 보면 이런 예상치 못한 상황이 종종 생기는데, 그때마다 어디까지 맞춰드리고 어디서부터는 원칙을 지켜야 할지 고민이 됩니다. 이번 일도 요청은 최대한 들어드렸지만, 정당한 요금까지 포기할 수는 없었던 상황이었습니다. 여러분이라면 이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하셨을지, 제가 뭔가 놓친 부분이 있었을지 댓글로 의견 남겨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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