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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선장으로 추정되는 한 분을 태우고 중앙동에 있는 부산마린센터로 향하던 중이었습니다. 손님이 먼저 "올여름 많이 더웠죠?"라고 물으셨습니다. 평소 조용히 이동만 하시는 분들이 많아서, 먼저 말을 걸어주신 것 자체가 반가웠습니다.

 

 

미국에서 막 돌아오신 길이었습니다

저는 정말 아주아주 더웠다고 답했습니다. 그러자 그 손님은 며칠 전 미국 LA에서 귀국하셨다며, 그쪽도 이번 여름 엄청 더웠다는 이야기를 들려주셨습니다. 지구 반대편에서도 똑같이 무더위에 시달리셨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올여름 더위가 우리나라만의 일은 아니었구나 싶었습니다. 배를 타고 전 세계를 오가시는 분이라 그런지, 날씨 이야기 하나에도 스케일이 남달랐습니다.

 

 

대화 끝에 나온 월급 이야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자연스럽게 직업 이야기로 넘어갔습니다. 손님은 LNG선 선장이라고 본인을 소개하셨고, 월급이 1,600만 원 정도라는 이야기를 하셨습니다. 담담하게 던지신 말씀이었는데, 저는 속으로 적잖이 놀랐습니다. 흔히 듣기 힘든 직업, 흔히 듣기 힘든 급여 수준이라 순간 어떤 표정을 지어야 할지 모르겠더군요. 그렇게 대화를 나누다 보니 어느새 부산마린센터에 도착해서 손님을 내려드렸습니다.

 

 

궁금해서 직접 찾아봤습니다

 

내려드리고 나서도 이 직업이 궁금해서 따로 찾아봤습니다. LNG선은 액화천연가스를 운반하는 고위험·고가치 선박이라, 그만큼 승선하는 항해사와 선장에게 높은 전문성과 책임이 요구된다고 합니다. 자료에 따르면 LNG선 항해사는 3등항해사에서 시작해 2등항해사, 1등항해사로 단계적으로 승진하는데, 직급이 올라갈수록 연봉도 크게 뛰는 구조라고 합니다. 3등항해사는 초봉 기준으로도 상당한 수준이고, 1등항해사쯤 되면 억대 연봉이 실현 가능하다는 이야기도 있었습니다. 최근에는 LNG선 수요가 늘면서 선사들 간 인력 확보 경쟁도 치열해, 급여 수준이 계속 높아지는 추세라는 이야기도 있었습니다. 게다가 원양항해 선박에 일정 기간 이상 승선하면 소득에 대해 비과세 혜택이 적용되는 제도도 있다고 하니, 실수령액은 이보다 더 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택시 안에서 만나는 다양한 인생들

매일 손님을 태우다 보면 정말 다양한 직업, 다양한 인생을 짧게나마 엿보게 됩니다. 어제는 태평양을 오가며 일하시는 선장님의 이야기를 잠깐 들었을 뿐인데, 평소 접하기 어려운 세계를 살짝 들여다본 기분이었습니다. 이런 짧은 대화들이 쌓여서, 택시 운전이라는 일이 단순한 이동 서비스를 넘어 매번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경험이 되는 것 같습니다. 바로 앞서 쓴 글에서 요즘 손님들은 대화를 잘 원하지 않는다고 말씀드렸는데, 이런 날은 그래서 더 특별하게 기억에 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