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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동서고가로를 지나다니는 택시기사 입장에서, 최근 철거 논의가 본격화됐다는 소식이 남 일 같지 않습니다. 이번 달 부산시의회에서 관련 협약이 동의를 받으면서 사업이 속도를 내고 있는데, 현장에서 느끼는 것들을 솔직하게 풀어보려 합니다. 이 문제는 철거냐 존치냐를 둘러싸고 의견이 크게 갈리는 사안이라, 특정 입장을 옹호하기보다 매일 이 길을 지나며 느낀 점들을 있는 그대로 전해드리고 싶습니다.

 

 

일요일 빼고는 거의 매일 밀립니다

동서고가로는 체감상 일요일을 제외하면 거의 매일 양방향이 밀립니다. 만약 동부산에 사시는 분이 새벽 6시쯤 이 도로를 타고 공항으로 향하신다면, 비행기를 놓칠 각오까지 해야 할 정도입니다. 이른 새벽에도 정체가 이 정도인데, 출퇴근 시간대는 말할 것도 없습니다. 손님을 태우고 이 구간을 지날 때마다 예상 시간보다 늘 여유를 더 두고 출발하는 습관이 생겼습니다. 처음 이 일을 시작했을 때는 이 정도로 상습적인 정체일 줄 몰랐는데, 매일 겪다 보니 이제는 이 구간을 지날 일정이 있으면 자동으로 시간을 더 계산하게 됩니다.

 

 

 

컨테이너 차량이 유독 많습니다

정체의 큰 원인 중 하나로 체감되는 건 컨테이너 차량입니다. 동서고가로는 물류 통로 역할도 겸하고 있어서, 대형 화물 차량이 유독 많이 다닙니다. 승용차 사이사이로 컨테이너를 실은 대형 트럭이 끼어들면 차로 흐름 자체가 느려지고, 사고 위험도 함께 커지는 느낌을 받습니다. 특히 트럭들 사이를 비집고 차선을 변경해야 할 때는 저도 모르게 긴장하게 됩니다.

 

 

32년 된 도로, 철거 논의의 배경

1994년 완전 개통된 동서고가로는 벌써 32년이 지났습니다. 현재 사상~해운대를 잇는 지하 고속도로(대심도) 건설이 추진되면서, 기존 구간과 겹치는 약 7km 중 시·종점부 2.2km는 철거가 이미 확정된 상태입니다. 나머지 5km 구간은 철거할지, 공원화해서 남길지를 두고 공론화 과정을 거쳐 결정될 예정입니다. 이 대심도가 완공되면 동-서부산 이동 시간이 83분에서 36분으로 크게 줄어든다고 하니, 매일 이 구간을 오가는 입장에서는 반가운 소식이기도 합니다.

 

 

주민들은 왜 철거를 원할까

동서고가로 주변에 사시는 분들은 철거를 강하게 원하신다고 들었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일조권입니다. 고가도로가 건물 사이를 가로지르다 보니, 1년 365일 집에 햇빛이 제대로 들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매일 그 그늘 아래에서 생활하시는 분들 입장에서는 단순한 불편을 넘어선 문제일 것입니다.

 

 

제가 생각해본 절충안, 그리고 딜레마

정체 문제만 놓고 보면, 대심도가 뚫려도 컨테이너 차량 문제가 그대로면 비슷한 상황이 반복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컨테이너 같은 대형 화물 차량은 기존 동서고가로를 계속 이용하게 하고, 승용차 위주로 대심도를 활용하는 방법은 어떨까 생각해봤습니다. 화물차와 승용차를 분리하면 대심도 터널 안에서의 사고 위험도 줄고, 흐름도 더 원활해지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다만 이렇게 하면 고가도로 자체는 그대로 남게 되어, 정작 주민들이 원하시는 일조권 문제는 전혀 해결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승용차만 빠지고 화물차만 남는 구조가 되면, 소음이나 분진 문제로 주민들이 더 반대하실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정체 해소와 일조권 확보, 이 두 가지를 동시에 만족시키기가 쉽지 않다는 걸 생각할수록 느끼게 됩니다. 결국 어느 한쪽을 선택해야 하는 어려운 문제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