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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해도 뜨지 않은 새벽 4시 30분쯤이었습니다. 20대로 보이는 남녀 한 쌍을 태웠는데, 두 분 다 만취한 상태로 몸을 가누지 못할 정도였고, 타자마자 곯아떨어지셨습니다. 카카오 T의 안내데로 우리는 말없이 목적지로 향했고, 도착해서도 걱정했던 것처럼 전혀 깨어나지 않으셨고, 결국 저 혼자서는 방법이 없어 경찰의 도움을 받기로 했습니다. 신고를 결심하기까지 잠깐 망설였지만, 이 시간에 도와줄 곳은 여기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해도 떠지 않은 새벽 쥐 죽은 듯 고요한 아파트 단지에서 혼자 참 막막했습니다.

 

 

새벽에도 바로 달려와 주셨습니다

 

신고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경찰관 두 분이 도착하셨습니다. 막막했던 제게는 너무도 믿음직한 분들이셨습니다. 이 시간에 이런 일로 연락드려도 되나 싶어 죄송한 마음이 앞섰는데, 두 분은 별다른 내색 없이 바로 상황을 살펴주셨습니다. 두 승객을 깨우는 것부터 쉽지 않았는데, 경관님들이 나서서 인내심 있게 말을 걸고 흔들어 깨워주신 끝에 겨우 두 분 다 정신을 차리고 하차하실 수 있었습니다. 짜증 한 번 내지 않고 차분하게 대처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이런 일이 그분들에게는 새벽마다 반복되는 일상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카드 결제만 하고 떠났습니다

 

경찰관님들은 제게 바쁘실 테니 빨리 가시라고 말씀하셨고, 그 뒤의 일은 온전히 경찰관님들의 몫이었습니다. 저는 요금을 카드로 결제받고 바로 현장을 떠날 수 있었지만, 두 분은 그 승객들을 안전하게 귀가시키는 것까지 남은 절차를 처리하셔야 했을 겁니다. 제가 본 건 그 과정의 극히 일부일 뿐인데도, 새벽부터 이런 일을 마다하지 않고 나서 주시는 모습에 마음 깊이 고마움을 느꼈습니다. 저는 손님 두 분을 안전하게 내려드렸다는 안도감과 함께, 뒷일을 맡기고 떠나는 것에 대한 약간의 미안함도 동시에 느꼈습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새벽을 지키는 사람들

 

택시를 하다 보면 새벽 시간대 도로 위에 저 혼자만 깨어 있다는 착각을 할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순간을 겪을 때마다, 저 말고도 이 시간에 묵묵히 자리를 지키는 사람들이 있다는 걸 새삼 깨닫습니다. 경찰관, 환경미화원, 그리고 저 같은 택시기사까지, 다들 얼굴 마주칠 일 없이도 각자의 자리에서 새벽을 함께 지탱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세상이 잠든 것처럼 보이는 시간에도, 누군가는 늘 깨어서 그 시간을 채우고 있다는 사실이 새삼 든든하게 느껴졌습니다.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그날 도와주신 두 분 경관님의 성함도, 얼굴도 이제는 정확히 기억나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 새벽, 귀찮은 내색 하나 없이 달려와 주신 그 모습만큼은 오래도록 잊히지 않을 것 같습니다. 평소에는 당연하게 여겼던 존재들이, 이렇게 직접 도움을 받고 나니 얼마나 감사한 존재인지 새삼 깨닫게 됩니다. 혹시 이 글을 보신다면, 늦었지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보이지 않는 어두운 곳에서 항상 달려오시는 경찰관님들 열렬히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