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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를 하다 보면 별의별 손님을 다 만나게 됩니다. 대부분은 평범하고 감사한 손님들이지만, 가끔은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 불편한 순간도 있습니다. 오늘은 그중에서도 마음에 오래 남았던 한 손님의 이야기를 풀어보려 합니다.
연산로터리에서 탄 손님
연산로터리 부근에서 20대로 보이는 여성 손님을 태웠습니다. 목적지는 부산의 한 대학교였습니다. 차에 타자마자 손거울을 꺼내 화장을 시작하시더군요. 대학생으로 보였고, 등굣길에 화장까지 마무리하려는 모습이 그리 특별한 일은 아니었습니다. 아침 시간대에는 이렇게 차 안에서 화장을 하거나 잠깐 눈을 붙이는 손님들을 종종 만나는데, 이 정도는 늘 있는 일이라 별생각 없이 운전을 이어갔습니다.
밀리는 도로 위 욕설
문제는 그다음이었습니다. 출근 시간대라 도로가 밀려서 차가 가다서다를 반복했습니다. 사실 아침 출퇴근길에는 흔한 일이고, 저 역시 매일 겪는 상황이라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다만 화장을 하던 손님 입장에서는 상황이 달랐던 모양입니다. 차가 멈췄다 출발하기를 반복하니 손이 흔들려 화장이 뜻대로 잘 안 됐던 것 같습니다. 신호에 걸려 몇 번 더 멈추자, 손님이 작은 소리로 욕설을 내뱉었습니다. "운전 X같이 하네"라는 말이었습니다. 본인은 작게 말했다고 생각하셨겠지만, 좁은 차 안에서는 거의 다 들렸습니다.
참을 수밖에 없던 이유
순간 기분이 많이 상했습니다. 제 딸이라 해도 될 나이의 손님에게서 그런 말을 들으니 더 씁쓸했습니다. 도로가 밀리는 것도, 신호가 자주 걸리는 것도 제 잘못이 아닌데 그런 말을 들으니 억울한 마음도 들었습니다. 하지만 운전대를 잡은 이상 감정을 그대로 드러낼 수는 없었습니다. 되받아쳤다가 괜히 더 큰 다툼으로 번지거나, 민원이라도 들어가면 결국 저만 곤란해지는 구조라는 것을 14개월 동안 여러 번 겪으며 배웠습니다.
특히 요즘은 카카오T 같은 앱으로 호출을 받다 보니, 손님이 매길 수 있는 기사 평점도 신경 쓰이는 부분입니다. 평점이 낮아지면 콜이 잘 안 잡히거나 불이익이 생길 수 있다는 이야기를 동료 기사님들에게 많이 듣습니다. 그러니 아무리 기분이 상해도 괜히 말을 얹었다가 나쁜 평점으로 돌아올까 싶어, 결국 참는 쪽을 택하게 됩니다. 그래서 그저 아무 말 없이 운전을 계속했고, 목적지에 도착할 때까지 참는 수밖에 없었습니다.
택시기사가 버티는 법
이런 순간이 처음에는 많이 힘들었습니다. 이전에는 이런 식의 무례함을 직접 마주할 일이 별로 없었기 때문에 더 낯설게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나름의 마음가짐이 생겼습니다. 그 손님의 하루가 유독 힘들었을 수도 있고, 저와는 상관없는 일로 예민해져 있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며 넘기는 것입니다. 모든 말을 마음에 담아두면 하루하루 운전하는 게 버텨내기 힘든 일이 되어버립니다. 그래서 이런 순간에는 최대한 빨리 잊고, 다음 손님을 평소처럼 맞이하려 노력합니다.
사실 이런 손님은 극히 일부입니다. 하루에 태우는 손님이 스무 명이 넘는데, 이렇게 무례한 분은 많아야 한두 분입니다. 나머지 대부분은 인사도 잘 건네고, 내리면서 고맙다는 말을 남기고 가시는 분들입니다. 그래서 한 번의 불쾌한 경험 때문에 하루 전체를 망치지 않으려고 스스로 다잡는 편입니다. 감정 관리도 결국 운전 실력만큼이나 중요한 부분이라는 것을 요즘 많이 느낍니다.
비슷한 순간을 겪는 동료 기사님들도 많으실 텐데, 다음 글에서는 이런 상황에서 스스로 마음을 다스리는 저만의 구체적인 방법들을 좀 더 풀어보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