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를 그만두고 골프장에서 락카룸과 사우나를 관리하는 일을 시작한 지 며칠이 지났습니다. 아직 짧은 기간이지만, 몸으로 느낀 차이와 일하면서 전해 들은 업계 이야기를 정리해보려 합니다. 3부 근무, 택시보다 수월한 하루골프장은 보통 1부, 2부, 3부로 시간대가 나뉘어 운영됩니다. 저는 3부 시간대에 락카룸과 사우나 관리를 맡고 있습니다. 택시를 할 때는 사납금 때문에 하루 종일 긴장 상태로 콜을 받아야 했는데, 지금은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공간을 관리하면 되다 보니 체감하는 피로도가 훨씬 덜합니다. 젖은 수건을 나르는 일이 조금 힘들긴 해도, 새벽 4시에 일어나 사납금 걱정하던 날들과 비교하면 몸도 마음도 수월한 편입니다. 겨울엔 일을 쉬어야 한다는 변수다만 이 일에는 계절적인 한계가 있습니다. 1..
얼마 전 택시 일을 그만두고 새로운 일을 알아보기 시작했습니다. 며칠 동안 각 지역 고용노동부 일자리센터를 통해 열몇 곳에 지원서를 넣어봤는데, 그 과정에서 느낀 것들을 솔직하게 정리해보려 합니다. 특히 많이 지원했던 아파트 경비, 상가 경비, 기계식주차관리 분야를 중심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열몇 곳에 지원해봤습니다고용노동부 일자리센터에서 추천해주는 자리들은 대부분 비슷했습니다. 아파트 경비, 상가건물 경비, 기계식주차관리처럼 50~60대에게 많이 열려있는 직종이었습니다. 며칠에 걸쳐 눈에 띄는 자리마다 지원서를 넣었고, 어느 정도 연락이 오려니 기대하고 기다렸습니다. 유독 연락 오는 곳은 아파트 경비였다결과적으로 연락이 오는 곳은 거의 아파트 경비 자리에 한정되어 있었습니다. 상가 경비나 기계식주차..
오늘부로 택시 운전대를 놓았습니다. 16개월 동안 타왔던 사납금 시스템에서 벗어난 첫날입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아쉬움은 전혀 없습니다. 그만큼 그동안 마음 편할 날이 별로 없었던 것 같습니다. 새벽 4시 기상, 사납금과의 싸움매일 새벽 4시에 일어나 나갔습니다. 하루 사납금 18만 원을 채워야 한다는 생각이 늘 머릿속에 있었습니다. 카카오 T 콜이 많이 들어오는 날은 정신없이 달리다 보면 시간이 금방 지나갔지만, 콜이 뜸한 날은 사정이 달랐습니다. 마음은 초조해지고, 한 콜이라도 더 받으려고 유동인구가 많은 곳, 주택가, 대형병원 근처를 샅샅이 훑고 다녀야 했습니다. 손님을 기다리는 게 아니라 손님을 찾아 헤매는 시간이 하루의 절반이었습니다. 출근시간 혼잡 속에서출근시간대 콜을 받으면 또 다른 어려움..
가을이 깊어지면 손님들이 유독 많이 물어보는 질문이 있습니다. "부산에도 단풍 볼 만한 데 있어요?" 서울이나 설악산처럼 화려하진 않아도, 부산에도 나름의 단풍 명소가 꽤 있습니다. 매일 도로 위에서 계절이 바뀌는 걸 지켜보는 택시기사 입장에서, 승객들에게 자주 추천드리는 곳들을 정리해봤습니다. 부산 단풍은 언제가 절정일까서울이나 중부지방보다 부산은 단풍이 늦게 찾아오는 편입니다. 통상 남부지방은 10월 말부터 첫 단풍이 시작되고, 절정은 11월 초에서 중순 사이로 보시면 됩니다. 특히 금정산이나 범어사처럼 산 지형은 도심보다 조금 더 이르게 물듭니다. 여행 계획을 세우신다면 11월 첫째 주부터 셋째 주 사이를 목표로 잡으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금정산·범어사, 부산 대표 단풍길부산 단풍하면 가장 먼저..
택시를 몰다 보면 부산항 근처를 지날 때마다 컨테이너선들을 자주 보게 됩니다. 그런데 얼마 전 뉴스를 보다가 눈에 띄는 소식이 있었습니다. 국내 선사가 처음으로 북극항로 시범운항에 나섰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배 이름은 팬스타 아크로호. 익숙한 이름이라 더 관심이 갔습니다. 27일간의 긴 여정이 배는 지난 8월 22일 부산신항을 출발했습니다. 러시아 북쪽 바다를 통과하는 북극항로를 따라 이동해 9월 12일 영국 펠릭스토우에 도착했고, 다음 날인 13일에는 이번 항해의 실질적인 목적지였던 네덜란드 로테르담에 닿았습니다. 이후 9월 18일 폴란드 그단스크까지 한 곳을 더 거친 뒤, 19일 오전 10시 10분쯤 그단스크를 출항해 부산으로 귀항길에 올랐습니다. 부산을 떠난 지 27일 만입니다. 실은 화물은 화학제..
어제 선장으로 추정되는 한 분을 태우고 중앙동에 있는 부산마린센터로 향하던 중이었습니다. 손님이 먼저 "올여름 많이 더웠죠?"라고 물으셨습니다. 평소 조용히 이동만 하시는 분들이 많아서, 먼저 말을 걸어주신 것 자체가 반가웠습니다. 미국에서 막 돌아오신 길이었습니다저는 정말 아주아주 더웠다고 답했습니다. 그러자 그 손님은 며칠 전 미국 LA에서 귀국하셨다며, 그쪽도 이번 여름 엄청 더웠다는 이야기를 들려주셨습니다. 지구 반대편에서도 똑같이 무더위에 시달리셨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올여름 더위가 우리나라만의 일은 아니었구나 싶었습니다. 배를 타고 전 세계를 오가시는 분이라 그런지, 날씨 이야기 하나에도 스케일이 남달랐습니다. 대화 끝에 나온 월급 이야기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자연스럽게 직업 이야기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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